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콰이어트 Quiet
세상의 모든 내향적인 사람들을 위한 변호.
대학 졸업 후, 취업의 계절이 다가오면 대한민국의 모든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이‘그 누구보다도 가장 열정적이고 진취적이며, 외향적이고 활발한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그 중 삼분의 일은, 아니 절반 가까이의 사람들은 어쩌면 열정을 표현하는 것에 서툴고, 사람들과 자주 부딪히는 것에 힘들어하며 고독을 즐기는 성격을 가졌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애써 자신과 다른 모습으로 스스로를 포장하고 설득해야만 할까. 그렇다면 내향성이 강한 사람들은 기업이나 그룹에 속해서 일하지 못하고 다들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언제부턴가 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선호되고 있는 ‘호감형’ 인물의 특징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였다. 자기PR에 능숙하며, 어른들에게 ‘싹싹’하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마치 오년 전부터 친했던 사이처럼 다가가는 사람들. 난 이러한 친구들에게 묘한 질투심을 느끼며, ‘알고 보면 진국인’ 나와 같은 성향의 사람들은 왜 이 세상에서 당당하게 존대감을 드러내지 않는지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므로 서점에서 ‘왜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고, 왜 내향적인 사람은 자기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원래의 성격을 감추려 하는 걸까?’ 라는 저자의 물음을 발견하자 마자 알지 못하는 힘에 이끌여 이 책을 구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전형적인 외향인은 숙고보다는 행동을, 의심보다는 확신을 좋아하고, 조심하기보다는 위험을 무릅쓴다. 틀릴 위험이 있을 때조차 빠른 판단을 선호한다. 팀으로 일할 때 능률이 높아지고 다수의 사람들과 어울린다. 타인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할 줄 안다고 자부하지만, 막상 알고 보면 한 가지 유형만 찬양한다. 자신을 남들에게 드러내는 데 익숙한 유형 말이다… (중략) … 반면에 내향성은 (그 친척뻘인 섬세함, 진지함, 수줍음과 함께) 이류로 여겨지고 있는 성격 특성으로, 실망스러운 일 아니면 병적인 것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내향적인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자신도 내향적임에도 불구하고, 일어서서 그들을 변호하기 시작하였다. 내향적인 사람이 세상에 없다면 고독 속에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탄생한 위대한 문학 작품도, 발견도 없었을 것이라면서.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내면적인 사람은 인류의 역사에 훨씬 큰 공헌을 했다. 산업화로 인한 과잉 경쟁 시대 이전에는 내향성은 중요한 재능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미국인이지만, 미국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외향성 이상주의'가 지나치게 높이 평가되고 있다. 자기 PR이 중요한 재능이자 가치로 평가되는 시대에 내향적인 사람들은 성격적인 결함 또는 정신적 장애라는 편견에 갇혀 자신을 부정하기에 이르렀다. 일을 얻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나는 충분히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어필해야만 한다. 수많은 노력으로, 내향적인 사람도 외향적으로 보이고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진짜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과 부딪히며 일어나는 상호작용 - 갈등까지 포함 -을 통해 에너지를 얻지만, 내향적이나 외향적으로 보이는 사람은 무리들 속에 있는 것이 고통스러운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타인이라는 존재는 매우 강한 자극이다. 위협, 두려움, 도주, 사랑을 불러일으킨다. 사람 100명은 책 100권이나 모래알 100개와 비교하면 매우 자극적이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사교술도 뛰어나고 파티와 사업 미팅을 즐길 수도 있지만, 잠시 지나고 나면 집에서 파자마 차림으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일을 하면서부터 나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다. 우리 팀의 어떤 분은 정말 사람들과 부딪히며, 그것이 에너지가 되고 즐거움이 된다고 하셨다. 그에 비해 나는 부딪히며 즐겁게 웃으며 일하지만, 꼭 혼자인 시간이 있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버틸 수 없다. 군중이나 무리가 되어 다가오는 사람의 이미지는 때로는 두려움을 안겨 준다. 그런데 그 분에게는 활력소였다. 성장기간 동안 나는 내 성향이 완전히 바뀌어서 외향적인 사람이 된 줄 알았으며, 가끔 피곤함을 느낄 때는 누구나 다 타인과 상호작용 하는 것을 피곤해 하는 줄 알았다. 그렇다면 내향적인 사람들은 팀워크가 필수인 조직 생활에서 멋지게 살아남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다행히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높게 평가되는 세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해준다. 얼핏 보면 진취적인 행동이나 대화를 능숙하게 하는 사람이 먼저 드러나겠지만, 사실 의견을 결정하고 일을 진행하는 중심은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깊은 사고를 하는 조용한 사람들이다. 내향적인 사람이 약간의 노력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적재적소에 드러낼 수 있다면, 세상은 반드시 주목하기 마련이다. 독립적으로 일하며,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주변 사람의 의견에 경청한다면 적어도 업무에서만큼은 위대한 문학가에 버금가는 업적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 나는 스스로의 성향에 대한 오해를 풀고 내향적인 성향에 대해 자랑할만 한 점도 많음을 알게 되었다. 내향적인 것과 외향적인 것은 말 그대로 성향의 차이인 것이지, 우열의 차이는 아니다. 이제 더 이상 내향적인 성향을 감추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세상이 내성적인 사람도 충분히 빛날 수 있도록 조금 더 내면의 힘에 집중해주면 좋겠지만.

No comments:
Post a Comment